[몽골] 길 위에서 바라본 초원의 풍경들

몽골 도로 위에서 마주친 풍경들
몽골 여행을 생각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이 뭘까?
칭기스칸? 저 푸른 초원? 아니면 양고기? 셋 모두 몽골에서는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오토바이로 몽골을 횡단했던 나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길과 길에서 본 풍경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몇년 전 직접 몽골을 횡단하면서 도로 위에서 마주쳤던 초원의 풍경과 몽골의 도로의 특징을 설명하고자 한다. 거기에 더불어서 내가 몽골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들도 함께 적어보고자 한다. 몽골여행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설명을 위해 여행 당시에 찍었던 수천장의 사진들 중에서 일부를 꺼내왔는데, 그 당시 몽골 여행에 들고갔던 카메라의 성능과 형편없는 촬영 실력때문에 사진 품질이 좋지 않은 점은 이해해주시기를..


무릉Murun에서 홉스굴Khovsgul 호수로 가는 길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많은 사람들이 몽골을 떠올리면 포장된 도로는 없고 비포장 도로만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몽골에도 포장 도로는 있다. 물론 국토의 대부분은 여전히 비포장이고 여기저기 파손된 도로도 많지만, 주요 대도시인 울란바토르(Ulaanbaatar), 다르항(Darkhan), 에르데네트(Erdenet)에는 포장된 도로가 있다. 특히 다르항에서 에르데네트로 이어지는 구간은 포장 상태가 굉장히 좋았다. 위 사진은 무릉에서 그 유명한 홉스굴(Khovsgul) 호수로 가는 길인데 이 구간역시 도로 상태가 괜찮은 편이고, 도로에서 볼 수 있는 경치가 무척 아름답다.


도로는 자동차만의 것이 아니다.
몽골 도로위에서 동물들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나 역시 몽골을 여행하면서 여러번 도로 위에서 동물들을 마주쳤고, 마주친 동물들의 종류도 다양했다. 러시아에서 국경을 넘어 몽골로 들어가자 마자 도로를 건너는 양떼들을 만났다. 몽골에서는 동물들을 우리 안에 가두고 사육하지 않기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쉽게 동물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길 위에서 동물들을 만나게 된다면 놀래키지 말고 기다려 주는 것이 예의다. 동물에 대한 예의..? 아무튼 나 뿐만 아니라 주위의 다른 운전자들도 귀여운 양들이 무사히 도로를 건널때까지 계속 기다려주었고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었다.


몽골에는 파손된 도로도 많다
아마 몽골 북부에서 울란바토르로 향하던 길이었던 것 같다. 오토바이를 빠르게 주행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함몰 도로에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뻔 했던 일이 기억난다. 몽골에는 이렇게 곳곳에 블랙홀이 존재하는데, 정신 안차리고 주위 경치 감상하면서 운전하다가는 큰 일이 날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몽골에서 운전할 때는 저 멀리 까지 바라보면서 운전하는게 좋다. 어차피 주요 도시 외에는 시야를 가리는 고층 빌딩도 없으니 눈만 크게 뜨면 전방의 위험물을 금방 발견할 수 있다.


잘 포장된 도로와 저 멀리 보이는 초원 위의 도시
넓게 펼쳐진 평지 덕분에 몽골에서는 도시 하나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물론 저정도의 규모를 도시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몽골을 여행하다보면 저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게 몽골을 여행하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는 바로앞에 고층 빌딩이 서있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가는 길은 순전히 네비게이션에 의지해서 가야하지만, 몽골에서는 훨씬 더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한 눈에 들어오는 몽골 마을
주요 도시들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의 국토가 비포장 도로이다. 위의 사진처럼 비포장이지만, 그래도 길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길이 있는 있는가하면 전혀 길인지 그냥 초원인지 알기힘든 길들도 있다. 저 정도의 길은 몽골의 비포장 도로중에서는 아주 훌륭한 상태의 길이라고 할 수있다. 참고로 사진 속의 비포장 길은 대부분의 GPS맵에서도 표시가 되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길 위에 홀로 서는 즐거움
몽골제국이 과거에 세계를 제패 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 고 있을 것이다. 세계지도상 동쪽으로는 한국과 일본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고, 서쪽으로는 중동, 유럽까지 정복했던 나라가 바로 몽골이다. 그렇다면 세월이 흐른 지금의 몽골의 영토는 어느정도일까? 지도를 보면 대충봐도 한국보다 훨신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몽골의 국토면적은 한국의 열배가 넘는다. 아마 열다섯배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데 인구는 그 반대다. 300만 정도의 적은 인구가 넓은 땅에 살고 있으니 길 위에 아무도 없는 풍경을 마주치는 것 역시 아주 흔한 일이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일 수도 있고 괴로움일 수도 있다. 자동차나 모터바이크로 빠르게 이동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안에 마을이 있는 곳에 다다를 수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횡단하는 사람에게는 은근히 외로운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천천히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비상식량을 듬뿍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동물들과 다양한 형태의 길
몽골! 하면 또 떠오르는 것중에 하나가 고비사막일텐데 고비사막과 떨어진 지역에도 이렇게 모래가 쌓인 곳이 있다. 당연히 저 길도 대부분의 GPS 맵에 표시가 되는 길이다. 모래길의 특성상 나처럼 모터싸이클로 횡단 하는 사람에게는 자칫 잘못하면 꽈당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때문에 꽤나 힘든 길이다. 그러나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정말 재밌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여하튼 저런 길은 앞서 지나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기에 조금이나마 쉽게 지나갈 수 있다.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은, 저렇게 앞의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길만 따라가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GPS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강을 해야하는 일도 발생한다.
몽골을 여행하다보면 제대로된 도로나 교량이 부족하기때문에 길이 막혀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바로 위에 보이는 사진과 같은 경우다. 사실 저정도는 왠만한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쉽게 건널 수 있지만, 저 것보다 더 길고 깊은 곳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특히 비가온 경우라면 저런 상황에 자주 맞닥뜨릴 수 있다. 이 점도 참고해서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조금이나마 편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몽골에는 자갈길도 있다.
앞서 본 것처럼 몽골에는 포장된 도로보다 흙길, 모래길, 함몰된 도로, 강을 건너야하는 길등등 다양한 종류의 길이 있는데.. 이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번에는 자갈 길이다. 자갈이라기보다 돌길이라고 부르는게 맞을듯 싶다. 몽골 서부에는 이런 돌길이 길게 있는데, 사진은 가장 약한 구간을 찍은 것이다. 심한 곳은 완전히 돌밭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돌들이 가득차 있는 곳도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제대로된 길 하나 없고.. 오직 돌만 수없이 깔린 길.. 거짓말 아주 조금만 보태면 내 앞의.. 지평선 끝까지 돌밭이었다. 그래서 나는 저곳을 지나면서 몇번이고 포기하고 뒤로 돌아갈까 고민했었다. 뭐 결론은 막무가내로 돌파했지만.. 여차저차해서 저 길을 지나고 나서 펑크가 나버려서 시간을 좀 허비했던 경험이 있다.


수 많은 길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몽골의 길
이 포스트의 마지막은 내가 가장 좋아했던 몽골의 길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도심이 아닌 진짜 몽골의 길을 여행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힘든일일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몽골은 자연그대로의 모습, 그러니까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해야하기 때문이다. 빨리가려고 해도 우리의 도로에서처럼 속도를 낼 수도 없을 뿐더러, 행여나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다면 크게 다칠수도 있고, 그 외에도 많은 불편함들을 감수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몽골의 길을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몽골이란 바로 순간순간 마주치는 거대한 자연의 웅장함과 그 속에 있는 나의 모습이다. 가만히 저 안에 서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놀라움이 멈추질 않는다.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나는 몽골의 자연을 보면서 '이게 내가 사는 이유구나'라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언제나 답답함 속에서 살아야 했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또 저 속에 들어가면 나 또 편히 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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