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러시아의 전통음식 보르쉬와 샤슬릭
러시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보르쉬(Borscht)라 불리는 음식이 있다. 위 사진 속 왼쪽에 보이는 진한 분홍색을 띄고있는 스프가 바로 그 보르쉬인데, 사실 나도 처음엔 이름도 모르던 음식이었다. 러시아를 횡단하면서 식사를 위해 한번씩 음식점에 들러 따뜻한 스프를 달라고 하면 늘 저것을 내어주었는데, 처음 먹었을 때는 보기에도 느끼해 보이는 것이.. 맛도 입에 맞지 않아서 한두번 떠먹어보고서는 바로 수저를 내려 놓아버리곤 했다. 그런데 여행을 계속 이어나가다보니까 지역에 따라서, 가게에 따라서 보르쉬의 종류와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러시아를 나갈 때쯤에는 이미 그 맛에 빠져들어 있었다. 위 사진속 보르쉬는 시베리아 동쪽에서 먹었던 보르쉬로 그 맛은 별로 였지만, 다른 지역에서 먹었던 보르쉬는 괜찮은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의 알타이(Altai) 공화국에서 먹었던 보르쉬가 가장 입에 잘 맞았고 여전히 그 맛이 기억난다.
일반적으로 보르쉬의 주 재료는 붉은색 비트(Beet)와 당근, 감자, 고기등이 들어가고 소금이나 후추로 맛을 낸다. 거기에 더해서 위 사진에 보이는.. 하얀색 물체를 곁들이기도 하는데.. 그것이 크림인지 마요네즈인지.. 아니면 러시아에서만 먹는 특별한 소스인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도 나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이름이야 어찌되었든, 내가 처음 간 식당에서는 저것을 넣고 휘휘 저어서 먹으면 그 맛이 기가막히다고 어느 현지인이 그렇게 말해주었지만, 보르쉬를 처음 접했던 그 당시의 나에게는 그냥 저것은 없어도 될것 같은... 아니, 없어야 하는 것이었다. 안그래도 떠있는 기름이 느끼해보였는데 저것때문에 더 느끼해지는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쨋든 이렇게 러시아 음식에 대한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그 때의 사진들을 꺼내보고 기억들을 돌이켜보니 참.. 우습기도하고 다시 또 가보고싶기도 하고.. 다시 또 보르쉬를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지금 다시 먹어본다면 그 때랑은 다른 맛이 느껴질 것 같은데..
러시아의 또한가지 대표 음식이라고 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샤슬릭(Shashlik)이다. 우리나라의 꼬치와 비슷한 형태의 음식으로 꼬치에 고기나 야채를 꽂아서 불로 익혀 먹는 음식이다. 주로 돼지고기나 양고기를 사용하는데, 가끔 닭고기를 사용하여 닭꼬지로 만드는 곳도 있다. 나는 여행중에 거의 돼지고기와 양고기로 만들어진 샤슬릭을 먹었었고, 이상하게도 내가 들렀던 음식점에서는 항상 한입에 먹기 불편해보일 정도의 큰 고깃덩이리가 꽂혀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칼질을 해서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렇게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그리고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샤슬릭은 분명 술안주로 적합할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여행내내 운전을 해야했으므로 항상 한끼 식사로서 먹고 다녔었다. 커피와 함께... 조금 이상해보이는 조합이지만.. 은근히 괜찮았다..
샤슬릭은 러시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현지의 음식점에 가면 샤슬릭을 파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고기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충분히 어울릴만한 음식이므로 러시아를 여행한다면 한번쯤은 꼭 먹어볼만한 음식이라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샤슬릭과 함께하는 커피맛 한번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