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의 시즌 첫골을 직접 보다
2014-2015 시즌 분데스리가 손흥민의 첫 골은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 베르더 브레멘의 경기였다. 운이 좋게도 나는 그 경기를 직접 관람했는데, 한국의 유망주 손흥민의 골까지 보고 온 날이어서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당시에 나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도착해서 가볼만한 곳이 있을까하고 지도를 살피던 중 바로 근처가 레버쿠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에 손흥민 선수가 바이엘 04 레버쿠젠에서 뛰고 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레버쿠젠에 경기가 있는지 찾아보니 바로 다음날 경기가 있다고 나왔고.. 혹시나 예매가 가능한가 알아봤더니 가능하다고 나온다. 거기에다 티켓 가격까지 생각했던 것 보다 저렴한 편이어서 아주 기쁜마음으로 예약했던 기억이 난다. (예매는 레버쿠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했다.)
그런데 경기를 보러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 그리 순탄치많은 않았다. 티켓은 레버쿠젠 홈페이지에서 좌석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티켓번호를 메일로 보내주고 그 번호를 현장에서 티켓으로 교환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내가 예매한 시점이 너무 늦어서인지 바로 다음날 경기장에 도착할 때까지 예약번호가 적힌 메일을 보내주지 않아서 고생을 좀 해야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문의 메일을 보내도 답신이 없어서 얼마나 초조했었는지... 지금이야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었지만, 그 때에는 혹시 경기장에 못들어가게 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다. 다행히도 경기가 시작하기전에 메일이 도착했고, 무사히 티켓을 받아서 경기를 보고 왔다.
바이 아레나 경기장에는 독일 관중들 뿐만 아니라 손흥민 선수를 보기위해서 한국에서 날아온 한국인 관람객들도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기 시작전 선수들이 몸을 풀러 그라운드로 나왔을 때 손흥민의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고.. 동시에 경기장 곳곳에서 한국어로 손흥민을 응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 과연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슈퍼스타다웠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경기에서 선발출전은 아니었다. 나는 전반전 내내 가만히 앉아서 맥주나 마시면서.. 손흥민 없는 경기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바이아레나의 좁은 좌석때문에 약간의 불편함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후반전에 손흥민 선수가 교체 투입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있던 한국팬들을 위해서 골을 선물해준다. 얌전하게 앉아있던 나도 이 순간만큼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위의 레버쿠젠 팬들과 함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살면서 축구경기장과 야구경기장등.. 스포츠 관람을 여러번 해보았지만, 이때만큼 즐거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가끔 열정을 다해 뭔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면 이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곤 한다. 마음같아서는 지금도 한번씩 손흥민이 있는 영국으로 가서 경기를 보고싶은데... 언젠가 또 기회가 있겠지!
이미 손흥민 선수는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탑플레이어가 되어 있지만 앞으로도 다치지말고 오랫동안 우리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다. 손흥민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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